일상/2003호 이야기

[우리집_1] 신혼집 구하기

i_m_sy 2020. 5. 2. 02:04

신혼집 구하기

 

결혼은 전혀 다르게 살아온 두사람이 하나가 되는 과정이고 심지어 그 가족들의 결합이기도 하기 때문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어렵고 큰일이라고 말해서 은근히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금방 결정했었던 신혼집 구하기.

두둥.

 

꼭 신혼집이 아니더라도 집을 알아볼때 중요한것은 결국 두가지다.

 

위치와 예산.

 

위치에 대한 고민은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남편직장은 분당이고 우리 친정집은 수지인점을 생각해보면 분당이거나 수지이거나. 더 나은 선택지는 없음이다.

이제 고민은 예산의 문제로 옮아가는데 매매냐 전세냐의 고민부터 시작. 우리의 예산만으로 매매는 무리이기 때문에 경매와 보금자리론, 신혼부부특공 등등 여러가지를 알아보고 결국은 분당쪽에 전세를 얻고 신혼부부 혜택을 받아서 성남쪽에 분양을 노려보는것으로 결정했다.

 

 

분당.
여러가지 인프라가 잘 갖춰져있는 살기 좋은곳이다. 탄천과 불곡산이 있어 자연친화적인 느낌도 가지고 있고 학군도 좋아서 항상 실수요가 있는곳. 그덕에 25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들이 수리도 제대로 하지않고 전세매물을 내놓는다. 심지어는 싸지도 않다.
이런 경우에는 열심히 손품을 팔아 동네와 아파트를 정하고 발품을 파는것이 가장 클래식하지만 효과적인 방법.
우리는 너무 무리하지 않는다는 모토하에 구축 복도식의 20평대 초반 아파트로 결정하고 예산에 맞춰 정한 몇개의 아파트 단지 매물들을 부동산을 통해서 보는 방법으로 집을 구했다.

 

같은 단지내에 마음에 드는 두개의 집이 있었는데 같은 평수임에도 몇천만원이나 차이가 나서 나는 고민했지만 남편이 제법 강단있게 정남향이고 뷰가 뚫려있어 해가 매우 잘든다는점과 집주인이 올수리를 해주겠다는점을 들어서 지금의 집을 주장했다. 누구라도 한명이 강하게 원하면 그렇게 결정되는법. 그덕분에 집을 보기 시작한지 며칠만에 우리의 신혼집은 결정되었다.

 

 

 

 

이것이 우리 신혼집의 구조.
전형적인 옛날 20평 초반의 복도식 주공아파트다. 전체적으로 다 뜯어내고 화이트톤으로 수리에 들어갈 생각이라는 집주인에게 우리가 요구했던건 현관옆의 다용도실이라고 표시된 가벽부분을 철거해달라는것. 크지도 않은 집에 저런 부분은 집을 좁고 어둡게만 만든다는 내 생각을 받아들여준 남편에게 지금도 감사한 부분이다. 

 

돈은 더 들었지만 아예 수리를 처음부터 들어가기 때문에 좋은점이 있었다. 집에 들어갈 가전이나 가구등을 결정하기 위해 정확한 치수를 잰다는 명분하에 공사 중간중간 점검차 우리도 집을 볼 수 있었다는것. 

 

 

터벅터벅 걷고 있는 쓸쓸한 뒷모습.
무서운 주방.... 그리고 저놈의 가벽!!!!!

 

 

우리의 첫방문에 멘붕온 남편의 뒷모습.
이것이 25년간 한번도 수리하지 않은 아파트의 위용이다. 거실과 주방, 큰방과 작은방에 대한 구상이 제법 명확했던 나에 비해 별생각이 없었던 남편은 그냥 충격받고 비실비실.
이날 나는 남편을 위로하느라 제법 고생했었다. 

 

 

 이 난장판속에서 우리 셀카를 찍고있는 남편.
실측후 건조기는 포기하자는 결론을 내리고 이제 에어컨 실외기 자리는 대체 어디인가 고민하는 나. 

 

 

두번째 방문에도 심란하기 그지없는 우리집.... 저놈의 가벽이 아직 그대로인것을 발견하고 남편이 항의를 넣은것이 이날의 소득이랄까. 그래도 저번보다는 많이 안정을 찾고 꼼꼼한 실측에 들어갔다. 최종적으로 신혼집에 들여놓을 가구와 가전들의 사이즈를 결정해야했기 때문.

( *오래된 아파트에 들어가시는 분들은 평면도만 믿지마시고 직접 꼼꼼히 실측해보시기를 추천!!! 원래 우리가 봐두었던 붙박이장은 평면도의 치수상으로는 아무 문제없이 설치가 가능할것 같았지만 실측결과 불가능으로 판명났다. 우린 결국 안방에 슬라이드형 붙박이를 설치!! )

 

인테리어 공사는 내집이건 전세집이건 실거주자가 직접 점검을 해보는것이 중요하다.
제공받은 평면도에는 반영되지 않은 옛날 아파트 특유의 두꺼운 벽에 대한 새로운 고려와 저놈의 주방 가벽부분이 철거되지 않았다는것을 알고 항의를 통해서 철거를 진행한것도 내눈으로 확인한 덕분. 귀찮더라도 직접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내가 원하는 집을 만날수 있다.